레지던트 지원서를 쓰면서 2016년 인턴

본4 때 구입한 1TB용량의 외장하드에는 의과대학 시절의 자료들이 담겨져 있다.

레지던트 지원서를 쓰면서 여태 모아두었던 자기소개서 폴더에는 본3 때 호흡기내과 교수님께 제출한 것부터 시작하여 본4 가정의학과, 신경과 PK 실습 및 인턴 지원할 때의 것까지 총 4부의 자기소개서가 담겨져 있다.
모두 요구하는 것들이 출신/성장배경 및 자신의 장/단점, 그리고 지원동기나 배우고 싶은 점을 적는 것으로 일맥상통하다 할 수 있겠다.

4부를 읽어보며 나의 생각을 정리하려 하던 도중, 본4 때 나에게 있어 의과대학시절을 기념할 만한 문구는 어떤게 있을까 생각해보고 적어놓은 것이 있어 여기에 옮겨본다.

1. 유명한 의사보다는 훌륭한 의사가 되어야 한다.

2. 건강은 최고의 선이다. 건강을 위한 최고의 선은 운동이다.

두번째 문구는 우리학교 열람실 바로 옆에 있는 심혈관센터 연구실 화이트보드에 약 1년간 적혀있었던 것이다. 옆에는 하이픈을 긋고, '데카르트' 라고 적혀있는 걸로 보아 데카르트가 한 말인 줄로 짐작은 하겠지만, 아무리 인터넷을 뒤져보아도 비슷한 문구는 찾지 못했던 걸로 기억한다. 또, 이 당시 연구실에서는 아마도 운동이 생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나보다.
본과 시절 턱없이 부족한 운동량에 앉아있기만 할 때 칠판에 적힌 저 문구를 볼 때마다 반성과 다짐을 반복했던 기억이 난다.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잡혀있었고, 매일마다 학교 열람실에 수업 시작 1~2시간 전 도착해 전날 배운 것을 복습하거나 그날 배울 것을 찬찬히 읽어보는 것은 나에게 큰 행복이었다. 집에서 10분간 오르막을 올라야 학교에 도착할 수 있는데, 새벽공기를 마시며 올라간 학교 열람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공부를 할 때가 가장 집중력이 좋았고, 내 스스로 건강하다고 여겼다.  이럴 때면 칠판에 적힌 저 문구를 떠올리며 역시, 데카르트의 말은 맞았어. 이렇게 건강한 생활을 하니 집중력도 좋고 덤으로 성적도 잘나오는 것 같아. 라는 생각을 하며 말이다.

하지만 하루종일 수업을 듣고나면 녹초가 되어 버리고 이제는 아, 이렇게 하루종일 앉아만 있으니 운동도 못하고, 건강이 나빠지는 것만 같다. 이러면 데카르트의 말처럼 최고의 선을 이루지 못한다는 것, 결국에는 집중력도 흐트러지고 내 생활 전반도 차츰 흐트러져버릴 것만 같다는, 아침과는 정반대의 생각을 하며 운동에 대한 갈망을 했었던 것 같다.

이렇듯 심혈관 센터를 항상 지나갈 때면 오전과 오후에 느꼈던 감정이 매번 달랐던 걸로 생각한다.

첫번째 문구는 책이나 인터넷에서 본 것으로 기억하지만 정확한 출처는 확신할 수 없다.
그렇다면 훌륭한 의사는 어떤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훌륭한 의사란,

첫째, 알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알아보려고 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
둘째, 한 사람에게 똑같은 질문을 100번 듣는다 해도 100번 모두 상냥하게 설명해주는 것
셋째, 여러 파라메딕들의 총 지휘자로서 이들이 놓인 상황을 이해하여 이들 사이의 불협화음을 중재하고 환자를 위해 가장 좋은 방향으로 함께 나아가도록 하는 것
넷째, 많은 경험을 쌓아 다양한 배경에 속한 사람들의 상황을 그들의 시각에서 바라보아 치료방침에 참고하는 것

앞으로도 더 추가해 나가고 각각에 대해서도 여러 상황을 내가 직접 겪어보며 그 내용을 채워나가보고 싶다.

덧글

  • 김배쥐 2016/11/27 09:21 #

    훌륭한 의사가 되어 주세요. 요즘이야말로 그런 의사분들이 절실하게 필요한 그런 때인 것 같습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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