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상쾌한 시작이야! 2012년 본과 1학년

24년이라는 세월을 살아오면서 일부러라도 항상 어려운 길을 택해 내가 살아있음을 느껴왔다.

때때로는 정말 심각한 고비도 있었지만, 내가 죽지 않은 이상 그것들은 나의 성장을 위한 디딤돌이 되어 주었다.

가장 달리기를 못하는 아이에서, 학급 대표로 달리기 선수로 나가고

축구하는 내내 공 한번 잡아보지 못했던 아이가 학교 대표 축구 선수로 나가고

영어 단어 외우기가 싫어 영어책만 잡으면 졸던 아이가 2달만에 원서를 읽게 되고

수리 50점을 겨우 넘었던 아이가 의대에 진학하게 되었다.

이것들보다 훨씬 더 많은 어려움들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항상 나에게는 치열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몰입과 집중을 통해 한단계씩 성장해 나가는 나의 모습을 보며 나 자신을 창조한다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고

어느새 나는 그것에 중독되어 갔다.

그런데, 한 학기 동안 도저히 극복해낼 수 없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토록 오래 끌고 있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은 문제.

약 5개월간의 투쟁 속에서 나는 겨우 이 시험대에 매달려 끌려가고 있을 뿐이었다.

의대는 정말 내가 가슴깊이 오고 싶었던 곳이었고 의사는 생각만 할수록 내 피를 끓어오르게 하는 그러한 것이었는데

막상 본과에 진학해 이러한 어려움을 겪다보니 자신감도 많이 잃게 되고 어느덧 관성적으로 터덜터덜 걸어가고 있는

나 자신만 남게 되었다.

하루하루가 나 혼자 숲 속에 갇혀 꽉 막힌 나무들을 헤쳐 나가는 느낌이었다.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칠흑같은 어둠의 숲 속에서.

의대공부는 응용과학의 끝인 동시에, 인문학의 정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제서야 왜 고등학교 때 생물선생님이 다른 과학을 다 하고 나서야 생물을 바라볼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지 알 것 같다.

모든 최신 분야가 결국은 사람을 위한 것으로 귀결되고, 의사는 개개의 다른 특성을 가진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는 패배자다.

재수할 때도 나는 패배자였다.

앞으로의 인생에서도 언제든지 나는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은 크나큰 실패를 맛볼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때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나는 패배 속에서 다시 일어서 마침내는 성공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지금의 나는 실패 속에서 다시 일어서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정말 힘들기 때문에 해 볼만한 것이고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전문성, 인간성으로 나를 가다듬겠다.

언제나 최선을!